http://z.istyle24.com/Feature/FeatureView.aspx?Idx=13535
내가 왜 ‘산타’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각색을 기대했지만, 토시 하나 안 틀리게 Ctrl+C/V 를 해주심 >_<)
1998년 12월 24일,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부모님은 장사를 하셨기에 나는 할머니 손에 자랐다.
할머니는 손자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셨지만, 못난 손자는 그 마음 알 리 없다.
밥솥에는 늘 밥이 있는 줄 알았고, 방은 늘 깨끗한 줄 알았고, 옷은 늘 주름 없이 반듯한 줄 알았다.
돈이 필요하면 아빠를 찾았고, 몸이 아프면 엄마를 찾았다.
늘 한 발 뒤에 계시던 할머니는 보일 리 없다.
막연하게 갖는 감사한 마음, 어버이날엔 꽃이 세 개.
장례식장에서도 할머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손자는,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니까 산타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데리고 가신 거구나.
6.25 때 행방불명되신 할아버지께서 산타할아버지가 되셨나 보다.
그럼, 난… 산타인가?”
이따위 생각이나 하며 앉아 있다.
예를 들어 “철수 할아버지”라고 하면, “철수”라는 손자를 둔 할아버지를 뜻하기도 하니까.
3일 후, 그래도 장손이라며 상여 들어가는 길목에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선다.
구름 없던 맑은 겨울,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 그제야 정신을 차린 손자는 하늘 보고 땅을 보며 하염없이 울고 만다.